오메기술 기능보유자의 '술 다끄는 집'
2020. 12. 9. 17:35

안녕하세요.

우리술을 만들고 맛보고 즐기는

우리술제작소 수국입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시행 이전 제주도를 방문해

나 홀로 제주도의 양조장들을 방문해 보았습니다.

이번에 소개시켜드릴 양조장은

제주도의 특산주 오메기술 기능보유자가 운영하는 [술 다끄는집]이에요.

제가 머물고 있는 숙소에서

버스로 편도 90분 거리에 위치한 성읍민속마을-

그 속에 위치한 곳이 바로 오늘 방문지인 '술 다끄는 집'이에요.

 

술 다끄는 집-

이름이 굉장히 독특한데요.

'다끄다'라는 표현은 '닦다'의 제주도 방언으로

술을 닦는 집, 술을 빚는 집으로 해석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당시 서울에 비해 심히 따듯한 제주도의 날씨-

맑은 하늘에 따듯한 바람을 맞으며

성읍민속마을을 구경 했습니다.

 

색 고운 동백꽃도 여기저기 피어 있어

눈이 즐거웠습니다.

제 기억으로 동백꽃은 늘 추운 봄날에 봤던거 같은데

벌써 동백꽃 필 시기더라고요~

 

터덜 터덜-

이리저리 구경하며 지도 따라 걷다 보니

어느덧 술 다끄는 집에 도착했습니다.

 

술 다끄는 집 옆에는

마을에서 공동으로 사용했던

곡물을 가는 이름모를 도구도 멋드러지게 있습니다.

 

소복하게 예쁜 꽃 위로

무료시음합니다~라는 멋진 글귀ㅋㅋ가 있습니다.

 

술 다끄는 집은

제주도 무형문화재 3호 오메기술 기능보유자이신 김을정 여사님의 따님분으로

대한민국 농림식품부 식품명인 68호 강경순 명인의 공간입니다.

 

술 다끄는 집 내부로 이동해봤습니다.

[제주, 술에 물들다]라는 아름다운 글귀와 함께

아름다운 꽃들이 가득한 장소가 나옵니다.

 

조용한 성읍 민속마을과 따듯한 햇살-

아름다운 꽃과 향긋한 꽃향기가 가득한 장소에요.

 

4대째 내려오고 있다는 술도가로

역사 깊은 곳이 바로 술 다끄는 집입니다.

활짝 열린 문 사이로

술다끄는 집의 역사가 담긴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제주도하면 딱 떠오르는 떡이 바로 오메기 떡이죠?

요 오메기떡에서 팥고물을 빼고 누룩과 버무려 만든것이 오메기 술입니다.

 

논이 매우 귀해 쌀농사가 어려워

제주도 내에서 나오는 곡물인

차조를 이용해 술을 빚어 먹었습니다.

 

오메기는 제주도 방언으로 좁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데요-

좁쌀로 동그란 떡을 만들어 가운데 부분을 오목하게 만들어

삶아내 사용하는 것이 오메기 떡입니다.

 

강경순 명인께서는 가끔 자리를 비우시기 때문에

방문하신다면 요 번호로 전화를 하시는게 좋습니다.

저는 방문전에 미리 연락을 드렸어요.

 

강경순 명인님을 기다리며

술다끄는집 내부를 천천히 구경했습니다.

술을 만들고 보관하시는 술저장고

누룩을 빚어 발효시키는 누룩방

그리고 민구류(도구들)을 모아두시는 방도 따로 있습니다.

 

요것이 오메기술을 만드는 오메기 누룩입니다.

보리 혹은 밀을 사용하며 손으로 크지 않게 만들어 사용합니다.

너무 크고 두껍게 만들면

제주도의 바다습기로 썩거나 하여 적당한 크기로 만들어 냅니다.

 

보리(혹은 밀)누룩과 좁쌀로 오메기 떡을 만들어 빚은

술 다끄는 집의 오메기 술이에요.

진한 미숫가루 색이 나지요?

 

물이 귀하고 바쁜 농사일에 오랫동안 떡을 찌거나 삶아내지 못해

가운데 구멍을 오목하게 뚫어 사용했다는

오메기떡의 유래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면서

강경순 명인께서 직접 한 잔 떠 주셨어요.

떡삶은 물이 남으면 그 물에 나물을 데쳐 드셨다는데

그 맛은 요즘 볼 수 없는 귀한맛이라고 하니

저 또한 그 맛이 궁금해 졌습니다.

 

알코올 도수 약 13%의 오메기술은

새콤하면서 달콤했어요.

새콤한 향이 코를 먼저 사로잡고 그 향과 어눌리는 맛이 입안을 감쌌습니다.

몇몇분들은 시큼하다고 표현도 하시겠지만요 ㅎㅎ

 

한 평생 제주도에서 생활을 하시며

때로는 즐겁게 때로는 눈물로 술을 빚으셨다는 강경순 명인-

제철재료를 사용하여 소박하고 정갈한 음식문화를 가진

우리에겐 조금 생소한 제주도의 존양정신을 이어받아

정직하고 아름다운 술을 빚는 곳 '술 다끄는 집'이었습니다.

*지도에 등록이 되어있지 않아 주소를 검색 후 찾아가셔야 합니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정의현로 56번길 5